금연 1년차 후기

Life / / 2023. 6. 7. 20:03

금연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정확하게는 392일 17시간을 지나고 있네요.

2022년 제가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금연이라고 말할 겁니다. 아니, 최근 5년 내로 확장해도 마찬가지 일 겁니다.

흡연의 시작은 08년 군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담배를 피우면, 선임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었고 '작업' 소위 말하는 삽질을 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따라 피기 시작한 담배를 작년까지 무려 13년 동안 폈습니다.

그렇게 계속 하루에 10개비 정도 연초를 피웠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5월 ‘그냥’ 담배를 끊었습니다. 끊을 생각은 딱히 없었는데 그냥 금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뒤 그날 이후로 한 개비도 피지 않고 있습니다.

금연을 하니 옷에서 냄새가 나지 않고, 옷 주머니 속에 담배 가루가 묻어나지 않아 좋긴 합니다. 그렇다고 ‘체력이 회복되었다', '기상 시 개운하다'라는 느낌은 없습니다. 솔직히 참아야 할 것만 더 늘어났어요.

그럼에도 가장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바로 ‘떳떳함’입니다. 흡연으로 인한 질병들에서 떳떳해졌습니다. 13년 동안 쌓였던 발암물질이 바로 사라지지 않지만,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을 것이라 흡연으로 인한 질병 발생 확률은 크게 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인 시선에서 떳떳해졌습니다. 흡연자가 아니니 더 이상 흡연자들이 받는 좋지 않은 사회적 평가(?)에서 벗어났습니다. 역시나 과거의 잘못들이(꽁초 투하, 길빵 등)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게 많습니다. 근데 전 단거리 선수보단 장거리 선수 체질이에요. 제가 가진 능력은 단거리보단 길고 오랫동안 노력해서 성과를 이루는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 리스크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래 달려야 하니까요. 수많은 리스크 중 흡연의 리스크 하나는 지웠습니다.

금연, 1년이 지났으니까 이런 글을 올릴 자격이 있긴 있는 거죠? 여러분 #노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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